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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여행하기(4) - 카스테라거리, 골목풍경

100별 2024. 2.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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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크라운 플라자

 

나가사키에서의 첫 1박은 ANA CROWN PLAZA 에서 묵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아나 크라운 플라자' 하니까 기사분이 되묻지도 않고 바로 가시더군요. 한국의 1세대 그랜저인 각그랜저와 어떻게 보면 비슷하기도 한 옛스러운 토요타 모델의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가 우측 차선을 달리며 가는데 역시 뭔가 어색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 그리고 길거리에는 모두 일제 차가 다니네요^^ 아주 가끔 볼 수 있는 외제차는 아우디 정도였습니다. 한국이 외산차들이 많은 것이었네요. 그리고 경차가 참 많습니다. 기아의 레이차와 아주 유사한 모델들을 정말 자주 볼 수 있는데 여러 종류의 차 브랜드가 비슷한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것 또한 중대형차가 많은 한국과 대조되는 점입니다. 

 

숙소 바로 옆은 유명한 카스테라 거리입니다. 언덕길을 주욱 올라가면 오오우라 천주교 성당이 나오는데 양 옆길로 카스테라 판매점이 가득합니다. 지나가면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어서오세요, 카스테라 있습니다 등의 인사를 받습니다. 하지만 잡아끌거나 성가실 정도는 아닙니다. 오오우라 성당에 이르를 때 쯤 있는 인테리어가 꽤 고급진 카스테라 집에서 선물용 카스테라를 삽니다. 작은 것은 1천엔(한화 약 9000원)이 안되는 것부터 조금 더 비싼 것까지 팝니다. 통으로 된 것도 있지만 슬라이스해서 개별 PP포장을 한 것도 있어서 (유효기간2주) 귀국시 선물용으로 좋네요. 역시 판매원들은 친절합니다. 

 

오오우라 성당은 1859년 지어진 일본내 가장 오래된 성당 중의 하나입니다. 일본 금교령 시기 순교한 26성인을 기리며 만들어졌고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은 지금은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오오우라 성당 및 부속건물

 

이 옆에 묘한 매력이 있는 듯 보이는 골목길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성당이 마침 개문시간 전이라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골목길 옆으로 늘어선 비석들이 있었는데 뭔가 봤더니 공동묘지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 있는 건물은 절이었습니다. 재밌는 곳입니다. 성당 바로 근처에 절과 공동묘지가 같이 있다니. 알고보니 이 지역이 '기도의 삼각지대'라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오오우라 성당, 묘교지 절, 오우라스와 신사가 일대에 같이 모여있습니다. 3개의 서로 다른 종교가 모여 있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기도의 삼각지대

 

이 일대가 관광명소이긴 하지만 심지어 골목마다 서있는 이정표까지 영어, 한국어, 중국어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은 정말 편했습니다. 골목길은 정말 쓰레기 하나 굴러다니지 않았고 깨끗했습니다. 이 정도 골목이면 으레 있음직한 담배꽁초 하나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개나 고양이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집집마다 붙어 있는 집주인 명패도 새로웠지만 조금 내려가지 이 지역 집주인들의 이름까지 안내도로 만들어놨습니다. 

 

 

 

주택 안내도네요. 옆에 설명을 보니 마주치면 인사합시다, 감사합니다 말합시다, 친절합시다 등의 문구가 가득했습니다. 친절과 환대를 잃어버리고 개인정보보호만 요구되는 어느 사회와 비교됩니다. 이 안내도는 개인주의와 공동체사회를 잠시나마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숙소를 떠나기전 의도치 않게 걷게 된 역사깊은 골목길은 그냥 설명없이 걷는 것만으로 조용하고 깨끗했고 고요했습니다. 첫번째 마주친 아주머니가 먼저 인사할 때 같이 '오하요우 고자이마스' 하고 인사한 것이 유일한 소통이었지만 골목길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은, 골목길이 스스로 안내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 글사진 불펌 금지: 비상업적 이용시 출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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