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를 나오신 목사님에게 물었다.
상담) 고1인데 학교성적은 좋지 않아요. 영어만 빼고는 50점 넘는 과목을 찾기 힘든 정도에요.
카목) 영어는 왜 50점이 넘어요?
상담) 초등5학년부터 영어 학원 하나만 계속 보내고 있거든요.
카목) 그렇군요. 그런데 학생이 공부 잘 하고는 싶어하나요?
상담) 공부 잘 하고는 싶어하지만 워낙 기본기가 안되있어서 시작을 잘 못하는거 같아요.
카목) 죄송하지만, 지금 고1이면 늦은거 같아요. 잘 하면 수도권 대학을 목표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학생이 정말 마음 단단히 잡고 공부에 지금부터라도 매진하는 경우에 해당해요.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요.
와 고1인데도 희망을 마구 짓밟아버리시는 클라스! 현타가 왔다!
강남 대치동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늦어도 초등학교부터 대입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중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이 끝나고 어쩌고 저쩌고.. 대입 준비가 이 정도면 고등학생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이 정도면 청소년 하나 키우는 것은 어쩌면 가문의 문제인 듯 하다. 초등학교부터 대입시의 짐을 지우고 초중고 12년을 삭막한 경쟁과 공부책상으로 내몰다니.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웹사이트에서 고등학교1,2학년을 위한 진학지도자료집을 다운로드해서 보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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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형이 이렇게 복잡한 줄 몰랐다. 고등학교 입시 담당 교사는 이것을 얼마나 알고 있어야 하는걸까? 영어 소설을 한 권읽는게 이 자료를 다 읽는거보다 빠를 거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을 읽어나가면서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는 것은 이전의 대입시의 경험이 기억나서일까 읽는데 답답하고 더 읽기가 싫어졌다.
물론 이 자료는 진학상담 교사 정도가 가지고 있어야 할 자료일것이다. 학생은 학교공부 아니 학원 공부나 열심히 해서 전체 성적을 올리는 것이 첫번째 할 일일 것이다. 아니 이 말도 틀린 것 같다. 대입시 준비를 위해서 원하는 대학, 희망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수준의 학업을 끌어올려야 하는지, 수시와 정시 모집은 어떻게 되는지, 수시에 지원하려면 어떤 조건을 맞추어야 하는지, 그 조건을 맞추려면 고1부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 정말 머리아프다.
아직 상위권, 중위권, 수도권 대학 등으로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고1 학생에게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 서울에 있는 학교들로 보내야 한다는 조바심을 내려놓고 학생이 원하고 하고 싶어하는 것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심지어 대학교 진학으로 꼭 연결짓지 말고 그것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학생 스스로가 과정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안될까? 고등학교 내내 시험 성적 때문에 일희일비 하고 등급석차 때문에 조바심 가지고 이렇게 학생을 괴롭혀야 할까?
핸드폰, PC게임을 내려 놓게 하고 바깥을 좀더 다니고 경험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 경험, 다른 지역 경험, 매일 하는 운동, 매일 하는 악기나 노래 이런 것들로 학생 생활을 풍요롭게, 여유롭게 하면 이런 부모는 자식을 잘 키운다고 할 수 있을까? 암튼 청소년 아이들을 대입시로 꽁꽁 묶어버리는 건 반대다.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을 하던지 말던지 반대다.
이건 팁이지만, 혹시 고등학생 자녀가 대학교 가보고 싶어한다면, https://www.adiga.kr/ 대입정보포털은 소개해 주겠소. ㅋㅋ 위의 진학지도 자료집 읽는 것보다는 쉽게 대학교 입시 요강을 이해할 수 있소. |